2013년 3월 22일 ~ 3월 28일
땡스북스 금주의 책

요리후지 분페이 寄藤文平의 책 3권.

<앨버트로스의 똥으로 만든 나라>
서해문집
후루타 야스시 지음, 이종훈 옮김

<낙서 마스터 : 상상하고 그리고 즐겨라>
디자인이음
요리후지 분페이 지음, 장은주 옮김

<숫자의 척도>
스펙트럼북스
요리후지 분페이 지음, 이은정 옮김

일본의 일러스트레이터이자 디자이너 그리고 여러 권의 책을 낸 작가이기도 한 요리후지 분페이를, 그가 삽화로 참여한 <앨버트로스의 똥으로 만든 나라>, 직접 그리고 쓴 <낙서 마스터>, <숫자의 척도>를 통해 소개한다.

한 때 서점에서 디자인이 괜찮다 싶은 책의 판권을 들춰보면 모두가 어느 디자이너의 작업인 것을 보고 그의 콘텐츠 해석력과 왕성한 작업력이 부러웠던 적이 있었다. 일본에 여행을 가서도 비슷한 기분을 느끼게 한 디자이너가 있었으니 바로 '요리후지 분페이'다. 더군다나 책 뿐만이 아니라 광고, 브랜딩, 일러스트레이션까지 못하는 분야가 없고 직접 글도 쓰고 있어 이름을 처음들어도 그의 손길이 닿은 디자인을 만나본 경험은 대부분 한번쯤 있을 것이다. (가깝게는 금주의 책으로 소개했던 나가오카 겐메이의 <디자이너 생각 위를 걷다>(안그라픽스)와 그 시리즈인 <디자인하지 않는 디자이너>(아트북스) <디자이너 함꼐하며 걷다>(안그라픽스)의 북디자인도 그의 작업이다.)

<앨버트로스의 똥으로 만든 나라>
서해문집
후루타 야스시 지음, 이종훈 옮김

앨버트로스 새의 똥이 쌓여 생긴 남태평양의 작은 섬나라, 나우루 공화국. 똥이 쌓여 생겨난 섬이기 때문에 비료의 원료가 되는 '인광석'이 풍부하게 매장되어 있었다. 인광석을 발견하고 수출하기 시작하면서 세계 최고의 부자 나라가 되었고, 수출을 통한 이익은 모든 국민들에게 골고루 나눠져 집은 물론 교육비, 병원비, 온갖 세금과 공공요금이 무료인 지상낙원이 되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매장된 자원은 한정적이고 지상낙원으로 몰려든 사람들 때문에 국민들이 누렸던 행복의 유통기한이 끝나갔다. 짧은 글과 간략한 그림으로 구성된 이 얇은 책 안에 자원과 정치, 노동, 행복의 조건 등 많은 생각할 꺼리가 담겨있다.

요리후지 분페이는 메시지를 잘 전달할 수 있도록 간결한 선으로 이 책의 삽화를 그렸는데, 그의 다른 작품처럼 정보와 유머가 함께 어우러져 있어 자칫 어두울 수 있는 메시지를 좀더 이해하기 쉽도록 해석했다. 짧은 글과 그림 때문에 처음 이 책을 접할 때는 만화나 그림책처럼 가볍게 읽기 시작하지만 끝까지 읽고나면 지금의 당연한 풍요로움에서 행복한 삶은 무엇일까 되돌아보게 된다.

저자 : 후루타 야스시
1969년 아이치 현에서 태어나 나고야 대학 공학부를 중퇴했다. 뉴스, 시사, 스포츠, 비즈니스 등에 관한 글을 쓰며 자유기고가로 활동하고 있다.

역자 : 이종훈
1960년에 태어나 서울대학교 사회학과를 졸업했다. 프리랜서로 출판 관련 일을 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전문 번역가로도 활동하고 있다. 역서로는 『콜럼버스 항해록』『Visual Thinking』『스픽스의 앵무새』가 있다.

<낙서 마스터 : 상상하고 그리고 즐겨라>
디자인이음
요리후지 분페이 지음, 장은주 옮김

그림을 그리는 것은 감각과 재능보다는 관심과 자신의 생각을 크게 펼쳐보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요리후지 분페이의 메시지가 담긴 <낙서 마스터>. 그림을 어떻게 그리는 지에 대한 노하우가 담겨있지만 결국 어떻게 그리냐보다 무엇을 그릴 것인지 더 중요하게 얘기하고 있다. 연필 한 자루만 가져도 머리속의 생각들을 표현할 수 있도록 중요 포인트에 대한 예제와 함께 응용편도 있어서 이 책을 다 읽고 나면 제목처럼 '낙서의 마스터'가 될 수 있을 것 같다.

<숫자의 척도>
스펙트럼북스
요리후지 분페이 지음, 이은정 옮김

"숫자에 약한 건 당신뿐만 아니다!"
책의 띠지에 적힌 문구가 마음에 꽂힌다. 요리후지 분페이도 같은 마음이었는지 숫자에 대한 이야기를 자신의 주특기인 간결하고 위트있는 일러스트로 풀어놓았다. 단위는 숫자의 체널이라는 그의 해석처럼 일상에서 볼 수 있는 각종 에피소드를 그에 걸맞는 단위로 만들어 설명한 쳅터는 숫자가 어렵다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게 해준다.

요리후지 분페이의 일러스트레이션은 간결한 선과 노란색으로 쉽게 그려진 것 같지만 하나의 주제를 끝까지 파고들어 깊이있는 정보를 전달한다는 점에서 엄청난 힘을 발휘한다. 그런 그의 집요함(?)이 <낙서 마스터>나 <숫자의 척도>를 만들어 냈다. 일러스트레이터가 아닌 콘텐츠를 만들고 연구하는 학자의 모습이 떠오른다. 더군다나 그림처럼 심플한 그의 북디자인이나 재치있는 광고, 브랜딩을 보면 그의 콘텐츠 해석력이 단지 일러스트레이션에만 머무르는게 아니라는 점에서 더욱 놀랍다. 요리후지 분페이의 작품을 보고 있자니 결국 좋은 디자인이나 좋은 일러스트레이션은 주어진 콘텐츠의 이해와 광활한 상상력을 바탕으로 만들어지는 것이라 생각된다. 다른 책들의 번역서도 출간되길 기대해 본다.

요리후지 분페이
1973년 나가노현에서 출생했다. 무사시노미술대학 중퇴했고, 일러스트레이터, 아트 디렉터로 활동하고 있다. JT광고 《어른들의 담배 양성강좌》를 비롯해서 북디자인 분야에서 활약 중이다. 공저로, 《어른들의 담배양성강좌》(미술출판사), 《지진 항상 노트》(키라쿠사), 저서로는 《웅코코로》(실업의 일본사), 《죽음에 카탈로그》(다이와쇼보) 등이 있다.

http://www.bunpe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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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서 마스터>,<숫자의 척도>와 이어지는 요리후지 분페이의 다른 책들도 번역되어 출간되어 있으니 관심이 생긴다면 더 찾아보면 좋겠다.

<원소 생활 : 캐릭터로 배우는 재미있는> (이치사이언스) 요리후지 분페 지음, 나성은 공영태 공역
<쾌변 천국 : 잘먹고 잘싸는 법> (시공사) 요리후지 분페이,후지타 고이치로 지음

글, 사진: 땡스북스 김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