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5월 10일 ~ 5월 17일
땡스북스 금주의 책

나무의 온도 : 원목 가구와 나무 소품이 있는 따뜻한 일상
마호
이종우 지음

주위를 둘러보면 많은 생활용품이 나무를 "닮았다". 무늬목이나 시트지를 붙여 나무의 무늬와 질감만 흉내낸 제품들이 나무가 있어야 할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그렇지만 그런 제품들에서는 "나무의 온도"는 느껴지지 않는다. 차라리 플라스틱은 플라스틱의 느낌으로 금속은 금속의 느낌이면 좋겠다. 본질을 숨기고 겉치장으로 속이는 것은 비록 보기에 좋을지 몰라도 직접 만져보면 그 차가움, 낯설음에 언젠가 싸게 구입한 만큼 미련없이 버려지기 마련이다. 몇년 전부터 겉치장 없이 원목의 질감을 살린 북유럽풍 가구가 인기를 끌고 있는 이유도 포장된 사람 관계에 지친 마음을 가구를 통해 회복하려는 내면의 균형감이 아닐까하는 생각도 든다.

p.27
"나무는 선명하고 알록달록한 색감도 없고, 반짝반짝한 질감도 없다 보니 사람에 따라서는 다소 심심하고 지루해 보일 수도 있겠지만 나무가 많은 저희 집에선 그 나무들이 만들어내는 따뜻한 느낌 때문에 생활이 좀 더 풍성해지고 편안해지는 것 같습니다."

최근 집을 정리하면서 선반과 몇몇 나무 소품을 직접 만들었다. 이 책의 저자만큼 어렸을 때부터 만드는 것을 좋아했던 나였기에 이쯤은 할 수 있겠지 생각했지만 사실 나무는 알면 알수록 어려운 재료다. 우선 사용되는 곳에 적당한 나무를 구하기부터가 쉽지 않다. 가공이 쉬운 나무는 강도가 약하고, 튼튼한 나무는 가공이 어렵다. 나무를 원하는 형태로 만드는 것은 더 어렵다. 집에 있는 도구는 전동드릴과 작은 톱, 드라이버 밖에 없던 내가 큰맘먹고 전기톱까지 샀지만 가구 공방에서 봤던 멋드러진 탁자는커녕 투박하게 생긴 네모난 탁자 하나를 간신히 만들어냈다. 원목 가구에 들어가는 노력 중에 아주 작은 부분을 맛봤다고 할까.

P.41
"나무는 햇볕이 잘 들고 옆에는 강이 흐르는 평지에서 자라기도 하고, 눈보라가 휘몰아치는 높은 산꼭대기에서 자라기도 합니다. 또 아슬아슬한 낭떠러지 절벽에 뿌리 내리고 살아가는 나무도 있죠. 이렇게 나무들은 생장 환경에 따라 나뭇결과 성질의 아주 많은 차이를 보이는데 가공을 위해 벌목하고 건조하고 가공하는 과정에서도 그 차이가 납니다."

힘들긴 했지만 손으로 직접 만들고나니 투박한 탁자도 애정이 생긴다. 집안에 필요한 물건을 구입하기 위해 정보를 모으고 가격을 흥정하고 멋진 브랜드 제품을 사는 것도 즐거움이 있겠지만 손으로 직접 나무를 다듬어 만드는 일은 그 걸리는 시간만큼 물건에 영혼이 담기는 것 같다. 그리고 그것을 완성했을 때 얻는 기쁨은 구입하는 것과는 다른 기쁨이다.

P.47
"가구는 보통 쉽게 구매하고 바꾸는 제품이 아니라서 시집가는 딸에게 물려줄 수 있을 만큼 내구성이 좋고 시간이 흐르면서 묻어나는 손때와 함께 가치가 더해지는 가구가 좋은 가구라고 생각합니다. 그 조건을 충분히 만족하게 하는 것이 바로 원목 가구입니다."

P.63
"비싸고 화려한 공구보다 중요한 것은 목수가 공구에 쏟는 애정이라고 생각합니다."

누구나 나무를 자르거나 깎아서 자신이 필요한 것을 만들 수 있는 것은 아닐 것이다. 컴퓨터를 켜서 적당한 것을 골라 입금만 하면 집앞까지 배달해주는 가구에 비해 어쩌면 덜 이쁘고 불편할 수도 있다. 사실 이 책에 나와있는 소품들을 만드는 것보다 지금 당장 인터넷 어딘가에서 구입하는 다른 것이 더 편할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공장에서 만들어진 규격품으로 빈틈없이 채워진 공간에 느리지만 자신의 손을 거쳐 완성된 조금은 투박한 소품으로 빈틈을 만드는 것도 나름 여유가 아닐까 생각해본다.

P.101
"나무에 대해 알기 위해서 많은 책을 사보고 다양한 사람에게 이야기를 듣는 것도 좋은 방법이지만 직접 손에 나무와 칼을 들고 깎아보는 것만큼 도움이 되는 방법은 없습니다. 학교 미술 시간에 사용했던 조각칼로 가족이 사용할 스푼과 포크를 만들고, 톱 한 자루를 이용해 간단한 인테리어 소품을 만들어 보세요. 하나의 우드 아이템을 만들어 내는 방법은 활용하는 도구에 따라 무척 다양합니다. 제가 보여드리는 것은 다양한 방법들 중 한 가지이니 따라 해보시면서 또 다른 방법을 찾아보시는 것이 목공 작업을 재밌게 즐길 수 있는 지혜로운 방법입니다."

저자: 이종우
어린 시절부터 자르고, 깎고, 붙이고, 조립하며 손으로 만드는 일들을 좋아했다. 가구디자인을 전공하고 졸업 후 ‘LIVE IN 365’라는 가구 브랜드를 운영하고 있다. 블로그에서는 경산목수로 알려져 있으며 나무로 사람들과 공감하고 소통하는 목수가 되고자 한다.

글, 사진: 땡스북스 김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