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2월 27일 ~ 3월 5일
땡스북스 금주의 책

괜찮아
6699PRESS
명난희 글.그림

나를 포근하게 안아주던 세 글자, "괜찮아”

처음 이 책을 봤을 때가 기억난다. 그림책인듯 했던 이 책엔 오직 “괜찮아”라는 대답만을 담고 있었다. “괜찮아.”, 또 “괜찮아.”, “괜찮아.”... 다음 페이지, 또 그다음 페이지를 넘길수록 그 말이 주는 힘이 자꾸 커져서 어느새 눈물이 뚝뚝 떨어지고 있었다. 그 한마디가 뭐라고 이토록 가슴을 뭉클하게 만드는지... 책을 덮고 나선 이 책을 그냥 꽉 안아주고 싶어졌다. 책과 함께, 그 속에 온기를 필요로 하는 연약한 이들을 생각하며.


이 책은 저자인 명난희가 자신의 SNS에 100일 동안 올린 그림의 기록으로, 모든 괜찮지 않은 순간에 처한 이들을 위한 ‘괜찮아’를 전하고 있다. 살면서 본인이 저지른 잘못이나 타인에게서 들은 부정적인 말들 때문에 자신을 용납하지 못하는 이들에게 ‘너는 여전히 괜찮다, 지금 그 일에 실패했어도 여전히 당신은 사랑받을 만 하다’라는 메시지를 보내며, 실패의 순간에 용납이란 것이 우리에게 얼마나 절실한 것인지, 그것이 또한 어떻게 타인의 실수를 용납케 하는지에 대해 생각하게 한다. 그 한마디 하는 게 뭐가 그렇게 대단한 것이냐고 묻는 이도 있겠지만, 사실은 말하기도, 듣기도 꽤 어려운 일이란 것을 알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어려운 일을, 어렵지 않게 표현해준 이 책에 나는 참 감사하다.


“나는 조급해요.”, “나는 뚱뚱하고 못생겼어요.”, “수학시험을 망친 것 같아요.”, “사는 게 힘들어요.”
이 책에 나오는 이들은 결코 큰 잘못을 한 게 아니다. 하지만 우리 역시 이런 이유들 때문에 나 자신을 못마땅해하고, 나무라며, 미워하기까지 한다. 결코 내 탓이 아니었으며 내가 통제할 수 없는 일이었다 해도 굳이 그것을 내 책임으로만 돌리며 무거운 돌덩어리 하나를 짊어진다. ‘내가 잘못해서... 내 성질이 못돼먹어서... 내가 멍청해서...’ 그런 끊임없는 자책들은 생각보다 우리를 더 오래도록 괴롭히고 상처 입힌다. 잘 못한 것을 마치 잘못한 것인냥 취급하는 것이다.


“오늘 친구 흉을 보았어요.”
“괜찮아.”

“괜찮아”라는 말이 단지 '그렇게 해도 돼. 무조건 네가 옳아.'라는 식의 편들기나 방관적인 태도가 아니라 하나의 과정이라는 것을 위로받는 이의 표정을 보면 알 수 있다. 설령 누군가 옳지 않은 행동을 했을 때 무조건 화만 내고, 네 잘못이라며 윽박지르는 것만이 답은 아니다. 오히려 자신을 향한 용납과 따듯함을 통해 스스로 '다시는 그러지 말자.'라는 생각을 하게끔 기회를 줄 수도 있는 것이다.
실제로 많은 아이들이나 청소년들이 사랑받고 싶어서 사랑받지 않을 행동을 할 때가 있다. 부모님이나 선생님의 사랑을 확인받고 싶고, 관심받고 싶은 욕구 때문에 삐뚤어진 행동을 하곤 하는데 이때 그들을 무작정 혼내고, 나쁜 아이라 낙인찍지 않고 그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주고 사랑으로 훈육하였다면 아이들은 분명 그 울타리 안에서 안정감을 느끼고 다시 바른 생활을 할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

영화 <굿 월 헌팅>에서 삐딱하고 반항적인 월 헌팅을 무너지게 한 한마디도 숀 맥과이어 선생님의 “네 탓이 아니야.”라는 한마디 아니었던가... 방황하는 그를 뜯어고치려 하고 가르치려 했던 어른들은 있었지만, 정작 그가 간절히 원하고 듣고 싶었던 말을 해준 건 그뿐이었다. 몸만 커버린 아이에게 자신을 잘 알고, 사랑해주는 사람이 해준 그 한마디는 세상 어떤 말보다도 강력한 위로가 되었을 것이다.


혹시 누군가 당신에게 “난 너무 - 한 것 같아.”라는 말을 털어놓는 것은 어떤 조언과 가르침을 원해서가 아니라, 그저 “괜찮아, 너만 그런 게 아냐.”라는 말 한마디가 아니었을까.


이 책을 읽은 이들만큼은 내 주변에 이 한마디가 필요한 이들을 따듯하게 안아줄 수 있는 가슴을 가지기 바란다. 그리고 그들에게, 때론 나 자신에게 이렇게 말해줄 수 있는 용기를 가지기를.
“괜찮아”



명난희
서울대학교에서 서양화를 전공하고 동 대학원에서 판화 전공을 수료하였다.
마음을 짓는 예술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글, 사진: 땡스북스 최혜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