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6월 20일 ~ 6월 26일
땡스북스 금주의 책

행복한 질문
북극곰
오나리 유코 저, 김미대 역


<행복한 질문>은 손바닥 두 뼘을 합쳐 놓은 크기의 작은 책이다. 두께는 딱 새끼손톱 크기 정도. 글도 그림도 단순해서 이 책을 다 읽는 데에는 채 5분도 걸리지 않는다. 그러나 이 책이 주는 여운은 결코 얇지 않다. 짧은 시간 이후 오래도록 느껴지는 긴 행복감. <행복한 질문>은 얇은 책이지만 두꺼운 책이다.

<행복한 질문>은 발표된 지 15년이나 된 그림책이다. ‘어른을 위한 그림책’으로 유명한 저자 오나리 유코의 대표작으로, 일본에서 40만 부 이상의 판매 부수를 기록하고 3년 연속 비소설 부문 베스트셀러에 오를 정도로 큰 사랑을 받은 책이다. 국내에 소개된 것도 두 번의 절판을 포함해 이번이 세 번째이다. <행복한 질문>은 작은 책이지만 큰 책이다.


<행복한 질문>은 사랑의 감정을 섬세하게 포착하여 따뜻하게 그려낸 어른을 위한 그림책이다. 연인 사이에 오갈만한 사랑스러운 대화를 간결하지만 따뜻한 문장과 그림체로 표현했다. 우리는 누군가를 사랑하게 되면 사랑하는 만큼 사랑받고 싶고, 같이 있고 싶고, 만지고 싶고, 상대방의 감정을 확인하고 싶어 한다. 함께 있어서 충만하고 행복할 때도 있지만, 함께 있어도 외롭고 불안할 때도 있다. 사랑하는 순간 누구나 느낄 수 있는 감정을, 책 속의 아내는 엉뚱한 질문 속에 담아 묻는다.


“있잖아 만약에. 아침에 일어나 보니까 내가 시커먼 곰으로 변한 거야. 그럼 당신은 어떻게 할 거야?”


이럴 때 흔히들 예상하는 대답은 “쓸데없는 소리 말고 밥이나 먹어”일 것이다. 절대로 일어날 일이 없는 질문에 진지하게 대꾸하는 것이 왠지 모르게 유치하고 낯간지럽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강아지 남편은 이렇게 대답한다. 게다가 조금은 진지한 모습으로, 아내의 눈을 맞추고 성실히.

“그야… 깜짝 놀라겠지. 그리고 애원하지 않을까? ‘제발 나를 잡아먹지는 말아줘.’ 그런 다음 아침밥으로 뭘 먹고 싶은지 물어볼 것 같아. 당연히 꿀이 좋겠지?”

남편의 대답에 이내 아내는 행복해진다. 남편의 현명한 대답이 아내의 ‘엉뚱한 질문’을 ‘행복한 질문’으로 바꾼 것이다. 책은 이렇게 처음부터 끝까지 강아지 부부의 엉뚱한 질문과 사랑스러운 대답으로 이루어져 있다. 아내와 남편의 질문과 대답이 남녀의 차이를 보여주기도 한다. 중간중간 나라면, 혹은 그라면 어떻게 질문할까 혹은 대답할까 생각하면서 책을 읽다 보면 어느새 더 깊은 질문을 만나게 된다.


또한 이 책을 보는 또 하나의 재미는 등장인물의 표정과 몸짓이다. 모든 상황은 부부가 밥을 먹고 설거지를 하고 침대로 가는 동안 자연스럽게 진행된다. 턱을 괴고 사랑스럽게 질문하는 아내, 짓궂은 질문으로 아내를 놀리는 남편, 사랑이 듬뿍 담긴 두 사람의 키스까지, 평범한 일상 속에서 저자 오나리 유코는 가는 선과 색감의 변화만으로 인물의 감정을 놀랄 만큼 풍부하게 표현해낸다. 이 책을 읽다 보면 장소가 특별하지 않아도 나누는 말이 사소해도 행복한 대화를 할 수 있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행복한 질문>을 읽으며 든 단 한 가지 생각은 표현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사랑해서 표현하는 것이지만, 표현할수록 마음은 마법처럼 커진다. 우리는 소중한 사람의 작은 말 한 마디와 관심만으로도 행복해질 수 있다. 앞으로 누군가 내게 소중한 사람에게 선물할 책을 추천해 달라고 물으면, 나는 망설이지 않고 <행복한 질문>을 권하고 싶다.



저자: 오나리 유코
일본의 인기작가 겸 만화가. 1965년 태어나 십 대 때부터 만화가로 활약했다. 90년대 초 강아지를 의인화한 그녀만의 독특한 그림과 이야기를 결합해 어른을 위한 그림책을 펴냈다. 이 책은 97년 신초사에서 출간된 직후 젊은 여성들에게 소중한 사람에게 주고 싶은 선물 책이라는 입소문을 타고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가끔 작사가로도 활동하고 있기도 한 그녀의 다양한 이력은 홈페이지 http://www10.palala.or.jp/Blanco/에서 볼 수 있다. 작품으로 『나의 사랑하는 개 모모』『손바닥 동화』『숨결』『행복한 잎사귀』『행복한 질문』 등 30여 편이 있다.

역자: 김미대
서울 출생. 고려대학교에서 일어일문학을 공부했다. 어릴 때부터 책과 음악을 좋아했고 지금은 항공사에서 일하면서 번역가로 활약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는 『곰돌이 팬티』 등이 있다.

글, 사진: 땡스북스 정지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