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6월 28일 ~ 7월 4일
땡스북스 금주의 책

디자인론
누하
김상규 지음

디자인 일을 하면서 여러 상황을 만나게 되고 다양한 경험치가 쌓이기는 하지만 일로서 하는 디자인은 '디자인'의 전부를 하고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늘 목이 마르고 아쉬움이 남는다. 한정된 시간안에 직업으로서의 기능을 갖춰야 하는 이유로 학부때부터 전공을 정하고 그 부분에 집중하는 커리큐럼을 따라 사회에 나왔기 때문에 해보지 못한 다른 부분이 더 궁금하고 아쉬움이 생기는 것도 있겠다.
그렇게 아쉽기 때문일까, 만나는 후배들에게 더 다양한 경험을 해보라는 뜬구름 잡는 말을 많이 하게된다. 여행을 통해 새로운 것을 만나보라던지 최신의 트랜드를 알려면 외국어가 필요하다던지 하는 결국 나에게 필요한 바람인데 스스로는 하지 못하면서 주위 사람들이라도 그렇게 하는 것을 보며 대리만족을 느낀다.
어렸을 때 꿈은 이런 '직업으로서의 디자인'에 대한 것은 아니었던 것 같은데 손에 익어버린 기능에 맞춰 머리도 굳었는지 치열한 고민이나 열정으로 디자인을 대하지 못하고 버릇처럼 익숙한 스타일을 반복한다. 일할 때마다 다른 디자인에 목말라 하면서 한편으로 나태한 나를 만나는 요즘 되뭍는 질문이 한가지 있다. "디자인이란 무엇인가?"

P.6
'디자인론'이라고 하면 디자이너로 성장하는데 필요한 지식을 제공하는 역할도 해야겠지만 동기부여를 하는 것이 더 중요한 것이다. 즉 자신에게, 또 커뮤니티에 질문을 던지게 하는 것이다.

머릿말에서도 알 수 있듯 이 책은 디자인을 명료하게 정의하는 책은 아니다. 나처럼 질문의 발단이 되는 책이기도 하고, "적어도 내가 알지 못했던 또 다른 주장이 존재하고 있음"을 알게 해주는 "디자인을 이해하는 교양서"로서의 책이다. 아래 목차를 살펴보더라도 학술서마냥 깊이있게 파고들기 보다는 디자인을 하다가 가끔 딴생각을 할 때 떠올릴만한 질문으로 엮어있어 어렵지 않게 읽을 수 있다. 그동안 딱딱하고 여러운 디자인 이론서를 읽다가 디자인이란 무엇인가 궁금하기도 전에 포기했었더라도 이 책이라면 그러한 책을 읽기 전에 독서력(?)을 키울 수 있지 않을까. 그리고 쉽게 쓰여진 디자인론임에도 불구하고 채찍이 될만한 아니 어쩌면 당근이 될 수도 있는 내용들은 현업의 디자이너들에게도 잠시 자신을 돌아보게 해주는 그리고 좀더 넓게 볼 수 있도록 안내하는 가이드 역할을 해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차례

머리말

Ⅰ. 이해
1. 왜 디자인인가?
2. 디자인 전쟁
3. 백(White)
4. 녹색(Green)
5. 투명함

Ⅱ. 디자인의 의미
1. 왜 디자인하는가?
2. 디자인이란 무엇인가?
3. 디자인의 역사성과 사회성

Ⅲ. 자본주의, 이데올로기
1. 모던디자인은 어떻게 탄생했나?
2. 근대기에 꿈꾸었던 것들
3. 오직 생산을 위하여
4. 자본의 힘
5. 디자인 윤리, 사회적 디자인

Ⅳ. 논리, 과학, 연구
1. 디자인이 사이언스인가?
2. 과학적 체계: 인간공학, 방법론
3. 사용자 중심의 디자인
4. 경영
5. 기호, 의미, 소통

Ⅴ. 문화, 소비사회
1. 왜 디자인을 문화적 측면에서 논하는가?
2. 문화연구
3. 포스트모던 디자인
4. 소비사회의 신화, 일상문화

Ⅵ. 테크놀로지
1. 모던디자인은 왜 테크놀로지를 지향했을까?
2. 전자 테크놀로지에 대한 새로운 입장
3. 디지털시대의 정보 미학

Ⅶ. 국가, 도시, 공공성
1. 국가는 어떻게 디자이너를 호명했는가?
2. 창의적 보행과 공감각적 도시 정보 읽기
3. 공공의 적 또는 공공의 동지
4. 한국사회와 디자인

Reading Text
씨티100
디자이너에게 뭘 원하는가
오른쪽으로, 오른쪽으로
그 외 참고할 책들

P.36
'디자인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이 부담스럽다면 디자이너는, 그리고 나는 '왜 디자인하는가?'라는 질문을 먼저 생각하는 것이 더 쉬울 것이다. 디자인이 유럽 어디에선가 탄생하고 그들이 무슨 이야기를 했고 지금은 그 나라 디자이너들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를 알려고 하기보다는 내 옆에서 일어나는 일로 다시 생각해보자. 그러면 비로소 디자인을 나와 상관있는, 손에 잡히는 그 무엇으로 진지하게 볼 수 있을 것이다.

P.39
디자인의 어원을 따져보더라도 조금씩 다른 면이 있음을 발견하게 된다. 흔히, 불어의 'Desseing'과 라틴어 'Desegno'를 대표적인 어원으로 꼽는다. 'Desseing'이 일반적으로 드로잉을 뜻하는 'Dessign'으로 굳어진 반면, 'Desegno'는 계획을 뜻하여 창조적 사고로 확장되기도 한다.




저자: 김상규
서울대학교와 국민대학교 대학원에서 디자인을 전공했고 (주)퍼시스에서 디자이너로 일하기 시작한 이래 지금껏 의자를 디자인하고 있다. 예술의전당 디자인미술관 큐레이터로 일하는 동안 〈Droog Design〉 〈한국의 디자인〉 〈갖고 싶은 의자〉 등의 전시를 기획했으며, 현재는 서울과학기술대학교 디자인학과 교수로 있다. 저서로는 『어바웃 디자인』 『의자의 재발견』 등이 있으며 번역서로는 『사회를 위한 디자인』 『디자인아트』 등이 있다.

글, 사진: 땡스북스 김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