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7월 11일 ~ 7월 24일
땡스북스 금주의 책

비즈니스 웨어, 남자의 옷
안테나
김창규 저


남자들이 멋을 내는 것에 관대한 사회가 되어가고 있다. 슈트라는 말보다 정장이 익숙한 세대로서 옷 입는데 시간을 쓰고 공들이는 것이 멋쩍고 어색하게 느껴졌었다. 그냥 '깔끔하게 무난하게'를 모토로 옷을 입던 나의 생각이 바뀌기 시작한 것은 일상의 소중함을 의식하며부터다. 나의 오늘 하루가 무엇보다 중요하기에, 나의 하루에 최선을 다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자 여러 가지가 변했다. 가장 좋은 옷을 먼저 입고, 세탁비를 아끼기보다는 나에게 힘이 되는 옷을 입고 더 열심히 일하기로 했다. 옷 입기를 즐기며 일상은 더 활기차졌고 자신감은 더 높아졌다. 패션은 돈보다는 센스라는 어느 잡지사의 슬로건을 마음속에 새기고 색깔을 맞추고 포인트를 신경 쓰며 나름 옷 입기를 즐기고 있는 중이다.

하지만 캐주얼이 아닌 비지니스 웨어라는 영역으로 넘어가면 무언가 학습이 필요하다. 우리는 아버지 세대로부터 슈트 입는 법을 보아온 역사를 가지고 있지 않다. 그래서 이 책, 『비즈니스 웨어, 남자의 옷』은 나에게 슈트에 대한 로망을 심어주기에 충분했다.

이 책은 슈트, 구두, 셔츠&액세서리, 비지니스 캐주얼 4개의 챕터로 구성되어 있지만 슈트와 구두에 많은 비중이 할애되어 있다. 잡지사 기자인 저자 김창규는 슈트의 본질을 알고 느껴봐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 책을 읽으며 질 좋은 슈트를 입었을 때의 충격과 경이로움을 나도 느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처음 책을 펼치면 비즈니스 웨어의 초창기 모습과 역사에 관한 이해가 짧게 다뤄진다. 그러고 바로 슈트의 기본 구성으로 넘어가며 주요 소재인 울에 대해 자세히 다룬다. 브랜드별 대표 원단과 추천 원단으로 완성한 옷을 소개하고 슈트를 애호하는 사람들이 예민하게 따지는 디테일에 관한 언급도 빼놓지 않는다.

P. 109
맞춤 슈트는 무조건 좋을까? 그 대답은 '아니오'다. 거리에서 흔하게 마주칠 수 있는 '맞춤'을 표방한 수많은 전문점들은 사실 기성복을 사이즈만 수선하는 방식으로 옷을 만들어 고객에게 판매한다. 그리고 고객이 값비싼 원단을 선택해 큰돈을 지불해도 싸구려 부자재와 성의 없는 바느질로 마무리한 옷을 자랑스럽게 내어 놓는다.

저자는 가장 중요한 기준은 ‘밸런스’라고 말한다. 정통 슈트를 입고 싶다면서 트렌드적 요소를 포기하지 못한다면 ‘언밸런스’라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전체적인 품질과 스타일이기 때문이다. 개성을 드러내고 멋을 뽐내려 하기 보다 드러나지 않으면서 전체적인 밸런스와 우아함을 지켜 입는 것이 품격을 높이는 길이라고 말한다.

비즈니스 웨어에서 ‘구두’는 매우 중요하다. 구두를 고른 다음 슈트를 고민하면 밸런스를 구현하기가 더 쉽다고 이야기한다. 이 책에서는 구두 제조 발전사와 주요 제조국, 구두의 형태, 구두 제법, 브랜드별 성격, 주요 구두 제조국들의 대표 구두들, 구두 관리법 등을 풍성한 사진으로 쉽게 소개하고 있다.

얼마 전 칼럼에서 패션컨설턴트로 유명한 남훈은 옷을 두 가지 방향으로 정해놓고 입는다는 내용을 읽었다. "하나는 미니멀리즘을 추구한 건축처럼 군더더기를 궁극에 이르기까지 제거해서 마지막에 남는 심플함이 조용히 눌러주는 우아함. 다른 하나는 유럽의 고딕 양식이 주는 역사적 자신감처럼 장식과 장식, 패턴과 패턴, 소재와 소재를 믹스해서 화려하지만 동시에 정돈된 느낌을 내는 우아함." 역시 패션 컨설턴트는 다르다고 생각했다. 일반적인 생활인들이 이런 콘셉트를 따라갈 수는 없다. 모두에게 가장 바람직한 방향은 이 책의 저자가 들려주는 철학인 좋은 품질의 옷을 합리적인 가격에 구입해 잘 관리하고 오래 입는 것이다. 이런 생활 방식을 위해서 어떤 옷의 품질이 좋고, 어느 정도의 가격이 적당한지 알아차릴 수 있는 안목이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저자가 서문에서 강조한 내용을 소개하며 글을 마친다. "이 책을 통해 '잘 차려입었다'라는 말이 '멋을 부렸다'라는 뜻이 아닌, '우아함과 기품이 엿보인다'라는 의미로 해석되길 바란다."


저자 : 김창규
남성 패션 매거진 『아레나 옴므 플러스』 『엠 프리미엄』, 아웃도어 매거진 『고아웃 코리아』를 거쳐, 현재 워치 매거진『크로노스 코리아』에서 일하고 있다. 『에스콰이어』 『루엘』 등에 다수의 칼럼을 기고했고, 랄프 로렌, 엠비오, 시슬리 맨, 빈폴 아웃도어 등의 브랜드 스타일링에 참여했다. KBS ‘남자의 자격’, XTM ‘옴므’, GTV ‘노블레스 다이어리’ 등에 출연, 남자의 옷에 관해 이야기했다. 미술 작가로 활동하며 다수의 개인전과 그룹전을 열었고, 삼성 애니콜, 위니아 에어컨, GS 포인트카드, 캐논 카메라, 현대건설 등의 CF 비주얼 작업에 참여했다.


글, 사진: 땡스북스 이기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