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11월 18일 ~ 11월 24일
땡스북스 금주의 책

현대미술 글쓰기
안그라픽스
길다 윌리엄스 저, 김효정 역, 정연심 감수


미술관을 가 본 대부분의 사람들은 전시품을 보고 생각한 다음 무언가 느끼고 집으로 돌아간다. 그리고 돌아가는 길 위에서 #짱이에요:) #인생작품 #미술스타그램 같이 #해시태그가 붙은 짧은 감상을 쉽게 업로드하고는 한다. 어떤 작품을 통해 무엇을 생각했는지 이야기 하는 사람은 드물다. 작품을 감상 하고 나중에라도 그 작품은 어쩌다 만들어졌고 왜 그곳에 설치되었으며 나는 무엇 때문에 그걸 보았었는지 생각하고 알아가다 보면 작가와 작품을 보다 ‘잘’ 알게 될 것이다. 그리고 이런 내용을 멋진 글로 써내려간다면 #멋진 #미술스타그램 보다 좀 더 나은 #아트라이팅을 하고 있는 것이나 다름없으니 일석이조다.
‘그렇게 공부를 하면서까지 미술(예술)에 대한 감상을 남겨야만 하는가?’ 라고 말을 한다면 굳이 그럴 필요는 없다. 우리는 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에 잡지나 기사, 전문가의 개인블로그를 통해 현대미술에 관한 글을 읽기만 하면 된다. 하지만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다면 우리는 이 책을 선택하지 않았다.



p.76
짐작건데, 이 책을 읽고 있는 사람이라면 갤러리 방명록에 ‘감사합니다! 짱이에요^^’라고 휘갈기는 대신 충실하고 설득력 있는 글을 쓰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을 것이다.

누구나 생각하겠지만 이왕 쓰는 거 잘 쓰는 게 좋다. 그래서 이 책이 주는 정보가 마음에 든다. 총 3부로 나누어진 책에서는 현대미술에 대한 글을 왜 쓰는지(1부), 어떻게 쓰는지(2부)를 보여주며 작품에 대한 정보, 가치, 의미에 집중해 글을 표현하고 써내려 갈 수 있게 ‘사례’를 보여준다. 잘 쓴 비평과 잘 못 쓴 비평을 비교해가며 어떤 방법과 표현이 중요한 지 친절하고 위트 있게 알려준다. 마지막 3부에서는 보도자료, 짧은 해설문, 블로그 전시회 리뷰쓰기 등의 다양한 형식의 현대미술 글쓰기를 사례와 함께 설명해 준다. 제목에 나와 있듯 ‘현대 미술’에 대한 이야기가 주를 이루지만 결국 다른 장르의 작품에 대해 글을 쓸 때도 유용한 정보들이다.


p.92
작품, 의미, 그래서 뭐?
- 책에 나오는 거의 모든 사례들이 3가지 질문으로 구분되어 설명된다.

나는 가끔 영화나 공연을 보고 짤막한 글을 개인블로그에 올리는 편인데 지인 중 그것을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방문자 수도 평균적으로 거의 0에 가깝다. 일기장에 적어 혼자 읽고 쓰는 것과 다를 바가 없지만 그래도 공개적으로 글을 쓴다는 것은 보는 사람이 없어도 꽤 신중해야 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언제 어디서 누군가가 이 글을 읽고 있을지 모르기 때문에 개인적인 감상이더라도 다듬고 다듬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글쓰기에 대한 책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많이 읽고 많이 쓰라는 부분이다. 거기에 더해 미술작품이나 영화 공연에 대한 글을 쓰기 위해서는 많이 봐야한다. 보고 읽고 쓰고 고치고 쓰고, 이것을 반복하다보면 그럴싸한 문장이 나온다는 이야기다.


p.13
이 책의 목적은 글 쓰는 법을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글쓰기에서 흔히 나타나는 실수를 알아보고 우수한 아트라이터들이 그런 실수를 어떻게 극복하는지 보여주기 위한 것이다.

하지만 우리의 글은 실수투성이 일 것이다. ‘실수가 아니라 개성입니다.’, 라고 소개를 한다해도 다시 말하지만 우리는 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에 지극히 전문적이고 까다로운 일에 대한 입문서인(p.23) 이 책을 읽은 것이다. 각자만의 스타일을 찾기 전까지 정석대로 써내려가는 것이 좋다. 전문용어를 남발하거나 개인 적인 감성이 도배 되어 있는 평은 독자로서 작가에 대한 신뢰감을 사라지게 만들 수도 있으니 이 책을 읽으며 무엇이 허세이고 무엇이 멋짐인지 꼭 구별해두기로 한다.


누구나 어렵다고 생각하는 현대미술은 생각해 보면 누구에게나 열려있는 작품이다. ‘이것은 그냥 떡도 아니고 꿀떡입니다.’ 하고 친절하게 보여주는 과거의 미술에서 ‘이건 무슨 떡일까요? 근데 이게 떡이기는 할까요?’ 하고 마구 물음표를 던지는 미술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 이 책을 읽는다고 현대미술에 대한 지식이 갑자기 월등해져 순식간에 훌륭한 아트라이터가 되지는 않을 것이다.(많은 경험과 훈련만이 발전할 수 있는 길이다.) 다만 그 초석을 다질 수 있게 길을 열어주니 날 더 추워지기 전에 보고 싶었던 전시를 보러 가봐야겠다. 그리고 써봐야겠다.



저자 : 길다 윌리엄스
Gilda Williams
1994-2005년까지 파이돈프레스(Phaidon Press)에서 편집자로 일했다. 현재 [아트포럼(Artforum)]의 런던 특파원이며 런던골드스미스대학교(Goldsmiths, University of London)와 소더비인스티튜트오브아트(Sotheby’s Institute of Art)에서 강의를 맡고 있다. [플래시아트 인터내셔널(Flash Art International)]의 편집장을 지냈으며, [테이트 Etc.(Tate Etc.)] [파케트(Parkett)][아트 먼슬리(Art Monthly)] [아트 인 아메리카(Art in America)] [타임아웃(Timeout)] 등 여러 매체에 기고하고 있다. 화이트채플아트갤러리(Whitechapel Art Gallery), 제48회 베니스 비엔날레, 암스테르담시립미술관(Stedelijk Museum Amsterdam) 등의 전시회 카탈로그 제작에도 참여했다. 지은 책으로는 『이상한 날들(Strange Days: British Contemporary Photography)』 『고딕(The Gothic)』 『구사마 야요이(Yayoi Kusama)』 『앤디 워홀에 대하여, 그리고 앤디 워홀에 의하여(On&By Andy Warhol)』 등이 있다.

역자 : 김효정
연세대학교에서 심리학과 영문학을 전공했다. 글밥아카데미를 수료하고 현재 바른번역 소속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는 『인형의 집』 『굿걸』 『누군가는 알고 있다』 『마음을 빼앗는 글쓰기 전략』 『당신의 감정이 당신에게 말하는 것』 『상황의 심리학』 『최고의 교육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어떻게 변화를 끌어낼 것인가』 『야생이 인생에 주는 서바이벌 지혜 75』 『철학하는 십대가 세상을 바꾼다』 등이 있다.

감수 : 정연심
뉴욕대학교(New York University)에서 예술행정과 근현대미술사, 비평이론을 공부했으며, 뉴욕대학교 인스티튜트오브파인아츠(Institute of Fine Arts)에서 미술사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구겐하임미술관(The Solomon R. Guggenheim Museum)에서 개최된 백남준 회고전의 리서처로 일했으며, 프랫인스티튜트(Pratt Institute), 와그너칼리지(Wagner College), 몽클레어주립대학교(Montclair State University) 등에서 강의했고, 뉴욕주립대학교(State University of New York) 패션인스티튜트오브테크놀로지(Fashion Institute of Technology)의 미술사학과에서 조교수를 역임했다. 『비평가 이일 앤솔로지』 『현대공간과 설치미술』 등 다수의 저서와 번역서가 있으며, 2014년 광주비엔날레 20주년 특별전 협력큐레이터를 역임했다. 현재는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예술학과 부교수로, 미디어아트와 한국 설치미술에 대한 글을 집필 중이다.

글, 사진: 땡스북스 염한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