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7월 6일 ~ 7월 12일
땡스북스 금주의 책

마음을 쏘다, 활, 걷는책


일상을 넘어 비범함에 이르는 길
오이겐 헤리겔 지음, 정창호 번역
원제: Zen in der Kunst des Bogenschiessesns

활쏘기를 통해 선(禪)을 실천한 독일의 철학자 오이겐 헤리겔과
일본 활쏘기의 명인 아와 겐조가 나눈
일상에서 비범함에 이르는 깨달음의 대화

-"선(禪)에 대한 책은 난해하고 어렵다."고 많은 사람들이 이야기 한다. "선문답(禪問答) 같은 얘기 그만해"라는 우리가 쉽게 접하는 말도, 선을 접근하기 어려운 것이란 선입견을 갖게 만들었다. 하지만 내가 느끼는 선(禪)은 동북 아시아 사람들의 DNA에 자신도 모르게 스며있는 친숙하고도 실용적인 사고 체계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땡스북스 금주의 책으로 이 책을 올리며 선(禪)은 바쁘고 복잡한 현대사회에 청량감 넘치는 신선한 에너지라는 것을 이야기하려 한다.

P.70
“어디에 어려움이 있는지를 아주 잘 설명해 주었습니다. 왜 발사의 순간을 기다릴 수 없고, 왜 발사가 되기 이전에 숨이 가빠지는지 아십니까? 올바른 순간에 올바른 발사가 이루어지지 않는 것은 자기로부터 벗어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당신은 발사 자체에 온 정신을 쏟지 않고, 미리부터 성공이냐 실패이냐를 고민하고 있습니다. 이런 식이라면, 당신이 의도하지 않는 움찔하는 동작을 자초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면 당연히 손은 올바른 방식으로, 즉 어린아이의 손처럼 열리지 않습니다. 당신의 손이 잘 익은 밤송이 껍질처럼 저절로 벌어지지 않는다는 말입니다.”

-서구적 이성주의 관점에서 궁도를 이해하려는 저자에게 활쏘기란 과녁을 명중시키는 것이 그 목적이고, 그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어떤 기술적인 요령을 빨리 체득하는 것이 중요했다. 그러나 스승 아와 겐조는 기술적인 방법들은 전혀 가르쳐주지 않는다. 그는 시종일관, 활쏘기가 기술을 뛰어넘어 기예가 되어야 하며, 활과 화살은 모두 그것들과 독립해 있는 어떤 것을 얻기 위한 수단이며, 목표 자체가 아니라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도정이고, 마지막의 결정적인 도약을 위한 보조물이라고 이야기한다.

P.101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길은 측량할 길이 없습니다. 몇 주, 몇 달, 몇 년이 도대체 무슨 의미가 있습니까?” “하지만 어쩔 수 없이 중도에서 중단해야만 한다면요?”하고 나는 물었다.
“진정으로 당신이 무아의 상태에 들어간다면, 언제라도 중단할 수 있습니다. 그러니 계속 수련을 하십시오!”
결국 나는 지금까지 배운 모든 것이 쓸모없이 되기라도 한 듯 처음부터 다시 시작했다.

-서양적 사고에 익숙한 저자는 결국 동양적 사고에 대해 생각한다. 합리적 지성의 접근이 불가능했던 초월적인 영역, 어떤 기술을 완전히 익힌다는 것의 본질, 모든 예술적 작업의 본질, 난관을 넘어선 삶의 실천에 대한 가르침을 받아들인다.

P.120
“이제 ‘그것’이 쏜다는 말, ‘그것’이 명중시킨다는 말의 의미를 이해하시겠습니까?”
나는 대답했다.
“아니요. 도대체 아무 것도 이해하지 못하겠습니다. 가장 단순 명료한 것조차 혼란스럽게 느껴지는군요. 제가 활을 당기는 것인지, 아니면 활이 저를 최대의 긴장으로 당기는 것인지. 제가 표적을 명중시키는 것인지, 아니면 표적이 저를 맞추는 것인지. ‘그것’은 육신의 눈으로 보면 정신적이고, 정신의 눈으로 보면 육체적인지, 또는 둘 다인지. 그도 아니면 둘 중 아무 것도 아닌지. 활, 화살, 표적, 그리고 저 자신, 이 모든 것이 서로 얽혀 있어서 더 이상 분리할 수가 없습니다. 그리고 분리하려는 욕구 자체가 사라졌습니다. 활을 잡고 쏘는 순간 모든 것이 너무도 맑고 명료하며, 그저 우습게 느껴지기….”
이때 나의 말을 끊으며 선생님은 이렇게 말했다.
“방금 마침내 활시위가 당신의 한가운데를 꿰뚫고 지나갔습니다.”

-가끔씩 경험해보는 자연스러운 집중의 시간이 있다. 나도 모르게 빠져 들어가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즐기게 되는 순간들. 이것은 어떤 한 가지 행위에 깊게 몰입하고 끊임없는 반복의 과정이 쌓이고 쌓일 때 의식의 전환이 이루어지며 그 행위의 의미가 확장되는 것이다. 끊임없는 반복을 통해 기술적인 부분에서 익숙해지고 그리고 그것이 정신적 완성 단계에 이르면 그야말로 비범함의 경지, 즉 명인의 경지에 이르게 되는 것이다.

P.126
그는 이별이 아닌 이별에 대한 선물로 그가 가장 아끼는 활을 나에게 주었다.
“당신이 이 활을 쏠 때면, 명인의 숨결이 깃들어 있음을 느낄 것입니다. 이 활을 단지 호기심을 가진 사람 손에는 쥐어주지 마십시오! 그리고 이 활이 더 이상 못 쓰게 된 다음에는 기념품으로 소장하거나 하지 마십시오. 한줌의 재밖에 남지 않도록 태워 없애버리십시오.”

-진정한 가치가 무엇인지, 보이는 물질에 집착하지 말고 그 의미에 집중하라고 가르쳐준다. 당장 손에 잡히고 직접적인 만족을 주는 물질보다 근본적인 만족을 주고 싦을 균형있게 해주는 의미에 집중하는 현명함, 혹은 균형감이 필요하다.

P.147
진리는 명인에게 그리고 명인을 통해서 다른 사람들에게 수천개의 형식과 형태를 띄고 나타난다. 그러나 명인이 끈기 있게 그리고 우직하게 수행해온 전대미문의 수련에도 불구하고 그는 아직 최고의 마지막 경지, 삶의 모든 행동이 선에서 인도되며, 지극한 행복의 시간만이 이어질 정도로 철저하게 선에 충일된 경지에는 도달하지 못했다. 그 경지는 가장 높은 단계의 자유가 가장 낮은 단계의 필연으로 되는 경지이다.

-『연금술사』,『11분』의 작가 파울로 코엘료, 그리고 현대 사진의 문을 연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에게는 공통점이 하나 있다. 이 책이 그들의 영감과 열정을 일깨워줬다는 것이다. 예술과는 상관없는 활쏘기에 관한 책이 어떻게 그들의 마음을 사로잡으며 영감의 원천이 될 수 있었을까? 또한 어떻게 출판된 지 60여년이 지났음에도 10개 국어로 번역되어 세계적인 베스트셀러가 되고, 오늘날까지도 자기 계발의 길을 찾는 수많은 사람들에게 ‘경이적인’ 고전으로 인정받고 있는 것일까? 그것은 이 책이 활쏘기를, 단순히 물질적 능력이나 솜씨를 의미하는 ‘기술’로서의 궁술이 아닌 기술과 정신이 균형 있게 결합된 상태인 ‘기예’, 즉 궁도로서 이해하며 기예를 습득하는 과정이 단지 기술적 통달에 그치지 않고, 필연적으로 정신적 깨달음과 결부되어 있음을 사실적으로 증언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서 활쏘기는 선을 실천하는 하나의 도구이며, 궁극적으로는 활쏘기뿐만 아니라 일상생활의 행위를 통해서도 선을 실천하며 정신적 비범함에 이를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롯데호텔의 총지배인 프랑소와 크나케엘트는 매일매일 똑같은 서비스 교육을 반복한다. 서비스 교육엔 하루의 예외도 없다. 이미 베타랑 중의 베타랑인 특급호텔 직원이 모를리없는 서비스 기초를 가르치고 또 가르치는 것이다. 왜? “코카콜라를 모르는 사람은 한 명도 없습니다. 어떤 맛인지, 어떻게 생겼는지, 무슨 색깔인지 다 압니다. 그런데도 코카콜라 사는 막대한 예산을 광고에 할애하고 있죠. ‘언제나 코카콜라’라며 우리에게 한시도 코카콜라를 잊을 틈을 안 줍니다. 저의 서비스 교육도 마찬가집니다. 혹시라도 잠시라도 서비스 철칙을 잊는 일이 없도록, 결코 없도록 강조하고 또 강조하는 겁니다.” 선(禪)수련도 그렇고, 무언가를 진짜 알려고 하면 모든 일이 그렇다. 아무리 단순한 것도, 너무도 익숙한 것도 매일 연습하는 마음가짐을 가져야 한다. 플라톤은 『향연』에서 망각은 앎이 빠져나가는 것이고 연습은 떠나가는 기억 대신에 새로운 기억을 다시 만들어 주는 것이라고 했다. 결국 같은 앎으로 느껴지지만 그것이 앎을 보존하는 것이다.

-한동안 순발력으로 일을 한다는 생각을 했었다. 하지만 순발력에 의존하면 할수록 느는 건 요령뿐이다. 늘 기초부터 생각할 때 더 새롭고 더 재밌는 생각들이 떠오른다. 혹시라도, 잠시라도 중요한 원칙을 잊는 일이 없도록 강조하고 또 강조해야 한다. 이 책도 그렇다. 두께도 얇고 금방 읽히지만 그 행간과 여백에는 큰 깨달음이 함축되어 있다. 두 번, 세 번 천천히 다시 읽을수록 깨달음이 깊어지는 책이다.

저자: 오이겐 헤리겔(Eugen Herrigel)

독일의 사상가, 철학자. 하이델베르크 대학에서 신학을 공부하다가 철학으로 전공을 바꾸어 신칸트학파의 두 대가인 빈델반트에게 배우고 리케르트의 지도 하에 교수 자격 논물을 썼다. 1923년 하이델베르크 대학 교수로 있던 중 일본 도호쿠 제국대학의 초청을 받고 1924년부터 1929년까지 동 대학 객원교수로 재직하면서, 사상적으로는 신칸트학파와 결별하고 독일 신비주의와 일본 선사상을 연구했다. 1955년 사망했다. 저서로 칸트에 대한 연구서인 『형이상학적 형식』과 유고집 『선의 길』이 있다.

역자: 정창호

1960년 경기도 반월에서 태어나, 고려대학교 영문과와 동 대학 철학과 대학원을 졸업하고, 1977년 헤겔 철학에서 본질과 현상의 관계를 다룬 논문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역서로 『기상천외의 발굴! 로빈슨 크루소의 그림일기』『황홀한 사기극』『스피노자』등이 있다.

글: 땡스북스 이기섭



2012년 7월 13일 ~ 7월 19일

땡스북스 금주의 책

오늘은 나를 바다로 데려가줘, 마티


제주에서 발리까지 세 여자의 서핑여행

김나은, 박승희, 황혜진 지음



수 많은 운동 중에 배워보고 싶은 운동이 딱히 있었던 것은 아니지만 영화를 볼때만큼은 운동하는 주인공들이 어찌나 멋있는지 '저것은 꼭 해봐야지!'생각하곤 한다. 남자의 영화(?)였던 <폭풍속으로point break, 1991>에서 키아누 리브스와 패트릭 스웨이지가 파도를 가르며 멋지게 서핑하는 모습을 보며 서핑을 "꼭 배우고 싶은 운동 리스트"에 넣었던 것처럼 말이다. 그런데 사실 국내에서 이 "서핑"은 참 낯설은 운동인 것 같다. 서울을 가로지르는 한강도 있고 국토의 삼면이 바다인 좋은 조건임에도 불구하고 이런 수상 스포츠가 발달하지 않았다니! 밤낮으로 열심히 일하는 탓에 물놀이는 휴가 때나 즐길 수 있는 호화로운 것이기 때문일까? 한국에서 서핑을 하는 곳이 있었나? 이러한 궁금증이 생기기 시작했다면 이 책을 펼쳐 서핑에 대한 호기심을 채워보자. 영화만 보면서 배우고 싶은 리스트를 늘리기 보다 이 책의 저자들처럼 바다로 뛰어들면 어떨까.



사람들은 묻는다."한국에서 서핑은 도대체 어디서 하는데?"
그럼 나는 답한다."파도만 있다면 어디든지!"
그렇게 1년 365일 파도를 좇아 해운대, 송정, 포항, 강원도 양양, 제주도 중문을 넘나들었다. 말 그대로 파도 찾아 삼만 리다. 지금 이 순간에도 이번 주말 바다 상황이 적힌 차트를 보며 눈과 마음으로 사랑하는 파도를 기다려 본다.
p.15

파도타기, 우리가 흔히 서핑이라고 부르는 이 스포츠는 서프보드의 부력을 이용해 바다에서 밀려오는 파도를 잡아타고 그 위를 오르내리는 운동이다.
p.22



서핑이 내 삶의 일부가 되었다고 느낄 때, 그리고 추운 겨울이나 스웰이 바뀌어 파도가 그리울 때, '나도 외국에 가서 서핑을 해볼까'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발리는 신혼여행지로 잘 알려져 있다. 하지만 사실은 낭만적인 에메랄드 빛 바다도, 쇼핑의 천국도 아닌 서핑의 천국이 바로 발리다.
p.103



서퍼라면 누구나 꼭 한 번은 가보기를 원하는, 아니 반드시 가야만 하는, 그리고 많은 서퍼들이 이미 사랑에 빠져버린 성지가 있다. 호주와 하와이는 서핑을 하지 않는 사람들 사이에서 파도가 높고 거세서 서핑하기 좋은 곳으로 유명하다. 질 좋은 파도 덕분에 이곳에서는 세계에서 유명한 프로서퍼들도 많이 배출되고 있다. 하지만 발리는 이야기가 다르다. 발리는 보통 잔잔한 바다와 아름다운 해변, 혹은 신혼부부들의 안락한 여행지로 유명하다.하여 우리나라 사람들에게는 그저 휴양지라는 인식이 강하다. ... 하지만 파도를 찾아 이곳저곳을 돌아다닌 뒤에는 숨겨진 포인트가 이토록 많다는 사실에 놀랐다.
p.111



"서핑은 어땠어?" "행복해. 비록 좋은 파도를 잡진 못했지만 상쾌해지고 고민도 사라진 것 같아."
"아, 너 마인드 샤워했구나?" "마인드 샤워?"
"응. 우리 서퍼들 종종 마인드 샤워를 경험하지, 너처럼. 아까 봤거든."
p.181



운동을 즐겨하지 않아도 하나 쯤 마음속에 품고 있는 운동이 있다면 지금 당장 배워보면 어떨까. 온갖 스트레스에 몸과 마음이 지쳤다면 바로 이번 여름이 기회일 수 있다. 만약 당장은 힘들다면 '오늘은 나를 바다로 데려가'달라는 이 책의 저자들이 어떻게 현실을 뛰어넘어 바다에 빠져들 수 있는지 엿보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

*이 책에도 소개된 영화<폭풍속으로>는 남성스러운 터프한 영화라고 생각했기에 남자 감독이라고 막연히 추측하고 있었는데 사실은 여성 감독(캐서린 비글로우Kathryn Bigelow)의 영화다. 2008년 개봉한 폭발물 제거반 특수부대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허트 로커The Hurt Locker>의 감독이기도 하다. 두 영화 모두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영화여서 추천하고 싶다.

*때마침 이 책의 저자들을 인터뷰한 기사도 신문에 올라왔다.
http://www.hani.co.kr/arti/specialsection/esc_section/542076.html



저자 : 김나은
코앞이 바다인 동네에 살면서 뒤늦게 서핑을 만난 체육학과 출신의 부산 여자다. 들끓는 승부욕이 물 안에서도 발동하는 탓에 주변사람들을 피곤하게 하지만 땅을 밟는 순간만큼은 천상 여자이고 싶다. 지금은 비록 부산에 살지만, 혜진이의 제주 이민 제안에 귀를 쫑긋하며 어떻게든 제주로 내려갈 궁리만 하고 있다.

저자 : 박승희
어린 시절, 스케이트 보더로 활동하며 익스트림 스포츠에 입문했다. 심각한 부상으로 프로 보더가 되겠다는 꿈을 포기하려던 차에 우연히 서핑을 만나면서 모든 것이 바뀌었다. 지금은 널빤지 한 장에 몸을 싣고 세계의 바다를 여행하며 세상과 소통하는 법을 배우고 있다. 세상의 바닷물이 모두 마를 때까지 서퍼로 살겠다.

저자 : 황혜진
‘되는대로 살자’를 신조로 삼은 꿈 많은 20대이다. 서울에서 23년간 살다 제주의 매력에 푹 빠져 귀향을 결심한 게 3년 전. 볼 거 많고 할 일 많은 제주에서 하루도 심심할 날이 없다. 부모님을 시작으로 지인들에게 제주 이민을 설득하는 중이며, 나이가 들어도 자유로운 영혼을 간직한 채 이 섬에 머물고 싶다.

글: 땡스북스 김욱



2012년 7월 20일~7월 26일

땡스북스 금주의 책

천재 아라키의 괴짜 사진론, 포토넷



아라키 노부요시 지음, 백창흠 옮김

“나와 사진의 생리가 너무나도 잘 맞으니까
스스로 사진의 천재라고 부르고 있는 거죠.
사진은 곧 나라는 느낌이 들어서 말입니다.”



섹슈얼리즘과 예술의 관계, 그사이에 아라키 노부요시가 있다.
아라키 노부요시(이하 아라키)는 외모만큼이나 변태스러운 사진으로 유명하다.
처음보게되는 그의 사진들은 참으로 '성' 그 자체다. 그의 사진은 예술과 외설을 넘나들며 적나라하다.
아라키는 일상과 성, 삶과 죽음을 넘나드는 사진 작업으로 일본뿐 아니라 세계적으로
명성을 얻은 사진작가이다. 이번 금주의 책<천재 아라키의 괴짜 사진론>은 국내에 처음
소개되는 아라키의 사진론이다.

사진의 시작은 패션
사진의 출발은 복장입니다. 먼저 사진가의 패션에 대해 말해볼까요?(웃음) 어깨에 가방을 멘 채로 찍으면 안 된다. 이것이 기본입니다. 맨몸으로, 몸으로 찍어야 합니다. '사진 찍으러 왔습니다'가 아니라 거리에 녹아들었다는 느낌이어야 합니다…집근처를 찍을 때는 게다(일본식나막신)를 신는다든지 하는것이 좋을 것입니다. 요컨대 외지에서 온 것처럼 보이는 복장은 좋지 않다는 말입니다. -p16

내 경우엔 ‘여자든 뭐든, 만져보고 찍는다’는 입장입니다.(웃음) 들어가서 삽입하고 찍는다, 대상과 한 몸이 된다고나 할까, 우선 동화되고 싶은 거지요. 친밀해지고 잔다…, 잔다기보다,(웃음) 공동으로 작업하고 싶어지는 거지요. 함께한다는 기분으로요. -p18

-이 책은 아라키 같다. 아라키와 직접 대화를 나눠 본적은 없지만 독특한 그의 대화체로 되어있어
실제로 아라키에게 이야기를 듣고 있는 느낌을 준다. 특히 음탕한 묘사로 이야기를 할때는
부끄러워질 수도 있지만 그 본질적인 사진론을 들을 수 있다.



사진은 공동 작업
사진은 일종의 인터뷰입니다. 인터뷰라는 것이 상대로부터 무엇을 끌어낸다는 점에서 사진은 인터뷰와 똑같습니다. 표현이 아닌 표출. 그러니까 상대를 나타내는 것이 아니라, 상대의 무엇을 끌어낼 것인가 하는 것이지요.-p37

역시 사랑하는 기분이 없으면 저쪽(대상)의 사랑스러움은 사진에 절대 나오지를 않아요. -p64

-그는 사진을 찍어오면서 겪은 경험담과 사진과 카메라에 대해서 말해준다.





사진은 몸으로 찍는다

내 자신의 경우, 몸이 카메라가 됩니다. 그러니까 사진을 찍을 때 눈이 카메라 렌즈가 되는 거지요. 그렇기 때문에 어떤 장소에서 사진기의 메커니즘에 의지해 렌즈를 여러 가지로 바꾸지는 않아요. ...렌즈를 바꾸는 게 아니라 자신이 몸을 숙이거나 피사체에 가까이 다가가거나 하는 것이지요. 사진은 자신의 몸으로 찍는 것이니까요. 요컨대 사진을 찍는다는 것은 움직이는 겁니다. 어쨌든 움직이지 않으면 안 되거든요. 보통은 자신은 움직이지 않고 그대로 정지된 위치에 있으면서 렌즈를 바꾸거나 하죠. 하지만 나는 그렇게 하지 않는 거죠. -p67

모델에게 주는 답례는 자존감
프라토 방적공장에서 포트레이트를 “자, 다음”, “자, 다음” 하며 줄줄이 찍었는데, 처음엔 어째서 자신을 찍는 걸까 의아해하던 공장 노동자가, 자기 사진이 걸린 사진전을 보고는 “마에스트로!” 하고 외쳤어요. ‘어쩌면 내가 이렇게 멋있었나?’ 하며 사진을 보고 자신에게 취해버린 거지요. 나는 인간의 존엄을 찍는 거예요. 숨겨진 품성을 찍는 거지요. -p131



이 책에서는 아라키가 외설적이라고 말하는 사진들은 몇컷뿐이라 아라키를 처음 접하는
독자들에게는 적당한 입문서가 될것이다.
<천재 아라키의 괴짜 사진론>은 사진을 찍는 그 순간의 찰나와 찍는 그 장소에 어떻게
녹아들어가야되는지를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되는 책이다. 또한 아라키가 어떻게 순간을 즐기며
사진을 찍는지에대한 감정이 전달되었으면한다. 모두 아라키의 매력에 빠져들기를!



이런 걸 지껄였었나, 지껄였던 거 거의 잊어버렸다. 술을 마시면서 술주정을 했으니
너무 무책임하다. 뭐 어쨌든, 지껄였구나...뭐 어쨌든 전부터 페이지를 넘겨 달라고,
책 판형이 작아서 뒷글부터 읽을 거 같아서 머리글 같은 뒷글을 쓰게 되었는데,
자, 하늘에 똥 좀 뿌리고 올게. -머리글같은 뒷글





아라키 노부요시(荒木経惟)
1940년 일본 도쿄 태어나 우에노(上野)도립고등학교, 지바(千葉)대학 공학부 사진학과를 졸업했다.
1963년 세계적인 광고회사인 덴츠(電通)에 입사하여 1972년에 그만둘 때까지 9년간 사진가로 근무했다.
1964년 《삿진(さっちん)》으로 제1회 태양상, 1990년 일본사진가협회 연도상을 수상했다. 아내와의
여행을 찍은 《센티멘털한 여행》(1971), 《식사》, 《사광인대일기(寫狂人大日記)》,
《사진사정주의》, 《폴라에바시》, 《사람 마을(人町)》, 《에로토스》, 《A의 일기》(1994),
《도쿄 맑음》 등 수백 권이 넘는 작품집을 출간했다. 이 가운데 《도쿄 맑음》은 아내 요코가 글을 쓰고
아라키가 사진을 찍은 사진 에세이로서 잡지 《사상의 과학》 연재 중에 요코가 세상을 떠나 중단되었는데,
1997년 같은 제목으로 영화화되기도 했다. 아라키는 일상과 성, 삶과 죽음을 넘나드는 사진 작업으로
일본뿐 아니라 세계적으로 명성을 얻었다.



글: 땡스북스 박지연



2012년 7월 27일 ~ 8월 2일
땡스북스 금주의 책

혼자살기: 짜릿하고 흥미로운 그녀의 방황, 소모


홍시야 지음



소모에서 2012년 6월 선보이는 도서 「혼자살기_짜릿하고 흥미로운 그녀의 방황」은 홍시야 작가가 지난 2008년 써 내려갔던 책에 그간의 이야기들과 새로운 그림들을 더해 새롭게 재탄생한 개정판이다.

책은 독립 이후 자아를 찾아나선 방황을 그녀 특유의 글과 그림으로 풀어내고 있다. 어디로 튈 지 종잡을 수 없는 그녀는, 퇴근길 문득 혼자만의 방이 갖고 싶어 즉흥적으로 집을 구하고 독립을 감행한다. 2층에서 7층, 그리고 19층으로 옮겨갔고 다시 가족이 모여 부암동의 놀이터에 정착하는 여정은 보는 이로 하여금 웃음과 공감을 자아내게끔 한다.

"그녀의 혼자 살기는 0에서 다시 0으로 순환하는 달의 모습을 닮아있습니다.
차고 기울고 다시 차 오르는 독립 생활기!

이 이야기는 어쩌면 20대를 무사히 넘긴 30대의 그림쟁이자,
한 여자의 「자아 찾기」의 방황을 기록한 글 일지도 모릅니다."

지난 10년간의 이야기

p.15
서른하고 셋
나는 앞으로 어딘가에 머물까?
그리고 어딘가로 흐를까?
나는 그 답을 길 위에서 찾고자 다시 어디론가 발걸음을 시작하고 있다.

어딘가 머물게 될 그곳에서 활짝 웃으며
나는 또다시 두 번째 자아 찾기를 위한 무대를 그리고 있을지 모르겠다.
그 무대 위에선 내 열정을. 내 청춘을. 내 소중한 인연들을 기꺼이 꼬옥 껴안고 싶다.
고마웠다고.
그러곤 다시 걷자고 얘기하고 싶다.
지금 이대로.

「혼자살기」는 여덟 카테고리 안에 예순일곱 가지의 이야기들이 변주하듯 어우러져 있다.
읽히는 듯한 그림과 그린 듯한 글, 거기에 순간순간 색이 입혀진 사진들까지 함께한다.
개정판을 위해 새로 그린 그림들과, 작가의 그간 이야기들을 따라가는 the mind map(지난 이야기) 페이지를 덧입혀 한층 다채로워진 모습을 만나게 된다.

혼자살기: 자신과의 데이트 시간을 마련하자.

독립 선언 4년 차 그녀의 근황을 담아냈다.
19층 방에서 마주하는 자아의 발견이나 하루의 이야기들로 생활을 엿볼 수 있게끔 하였다.
처음 독립을 감행했던 시절의 이야기. 동거묘를 만나고 2층에서 7층 또 19층으로 올라가고 있던 날들. 혼자 덤덤히 이겨내는 법을 배웠다. 그 방에서는 자신이 원하는 것, 가지고 싶은 것이 명확해지고 있었다.

드로잉

자신이 즐겁고 행복해 질 수 있는 일을 찾자. 그리고 맘껏 즐기자
그림을 그리는 저자는 드로잉 북에 다양한 것들을 담아낸다. 여행길에서도 산책 중에도 작업실에서도.
그림은 직업이 아니라, 하나의 놀이처럼 그녀를 즐겁게 만들고 있다.

p.239
같은 모양새의 틀에서
전혀 다른 노래를 하며 살고 있는 우리.
어항 속의 물고기처럼
화병 속에 담긴 꽃처럼.
우리는 각각 다른 꿈을 꾸고
각각 다른 이야기들을 만들고 있다.

1908호 사는 게으른 여자도,
401호 사는 쌍문동 엽기 모녀도,
708호 사는 꿈 많은 소녀에게도 말이다.

이십 대의 그녀는 어느덧 서른을 넘겨 새로운 비행을 준비하고 있다. 그 비행에서는 어떤 재미난 일들이 기다리고 있을지 어떤 짜릿하고 흥미로운 이야기가 펼쳐지게 될지 사뭇 기대된다. 우리 모두에게도 응원의 메시지를 전달하며. 누구에게나 필요한 시간, 혼자 살기를 감행해보기를 권한다.

저자: 홍시야

무지개 ‘홍’을 쓰는 알록달록 그림 작가.

부암동의 복합문화예술공간 flat.274에서 매일 아침 유쾌한 하루를 여는 그녀. 오늘도 동거묘를 벗삼아 조곤조곤 수다를 풀어내고, 사람들과 유쾌한 만남을 가지며 제2의 세상을 만들어가고 있다. 지난 이천팔 년 펴낸 <혼자살기>의 개정판을 위해 그 후 이야기들을 덧붙이는 여행 같은 작업을 마친 최근, 또 다른 자아 찾기에 나서기 위해 궁리 중에 있다고 한다. 과연 다음엔 어떤 무지갯빛 이야기들을 어떤 모양새에 담아내게 될 지 궁금증을 자아낸다.

본업인 그림은 그녀 삶의 활력. 더불어 음악을 듣고, 산책을 하고, 피아노와 우쿨렐레 연주는 빼 놓을 수 없는 사랑스러운 취미다. 형형색색 주제의 전시들을 통해 그림으로 소통하는 작업은 물론 다양한 분야와의 공동 작업을 통해 매번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가고 있다. 저서로는 <서른의 안녕한 여름> <조조의 하루. 걷다> <노란트럭의 달빛무대. 가다> <한숨의 그릇. 담다>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