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영혼은 안녕한가, 너는 자유롭고 온전한가

현실문화

2016.09.21 ~ 10.18



사랑의 원을 그리며 나와 함께 춤추는 모든 이에게

사랑은 어디에서 비롯되는 걸까? 벨 훅스는 애정관계에서 샘솟는 것이라기보다 자아실현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생겨나는 것이라고 말했다. 나를 건설하고 삶을 창조해나가는 토대에 사랑이 깃든다고 말이다. 사랑에 대해서 수많은 대답이 있다. 여성과 예술은 사랑에 대해, 어떤 이야기를 해줄까?




나는 어떤 책이 필요할까?: 테스트로 알아보는 페미니즘 도서 추천

[상황]

아이를 임신한 아내와 남편이 병원에 함께 간다.

병원 진료일마다 남편이 꼭 같이 간다고 하면 다들 남편 칭찬하기 바빠요.
"어머, 병원에 매번 같이 간단 말이야? 정말 좋은 남편이다!"
그런데 거기 혼자 가는 거 아니잖아요. 저는요? 주인공은 저라고요.
내가 피 뽑는 동안 게임한 걸로 칭찬받다니요.
- 엘리 윙(Ali Wong) 미국 코미디언, 스탠드업 코미디쇼 <베이비 코브라>에서

[당신의 대답은?]

A.정말, 당연한 걸 칭찬하고 있었네.
B.이렇게 생각하는 내가 나쁘다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구나!
C.이런 문제의 역사는 언제부터 시작됐을까?
D.남편과 아내와 아이를 떠나서 나 자신으로 자유롭고 싶어.

A타입.
벨 훅스의 고민 상담소 『사랑은 사치일까?』

용감하게 사랑을 선택하세요.
당신에게 똑똑하고 활기찬 언니의 응원을 선물합니다.

불안의 시대, to do 리스트에서 사랑은 자꾸 뒤로 밀려난다. ‘사랑은 사치’라는 공식이 공공연한 지금 벨 훅스는 ‘사랑이야말로’를 이야기 한다. 여성운동의 대모 벨 훅스는 내가 원하는 나로 살기 위해서는 사랑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하며 사랑을 둘러싼 사회 구조와 남녀가 학습해온 관습에 대한 성찰을 시작하자는 메시지를 전한다. 연대. ‘communion’ 우리는 함께 함으로써 꿈을 꿀 수 있고, 더 나은 내가 될 수 있다.


B타입.
당신만의 연장을 갖추기 『여성 혐오가 어쨌다구?』

벌거벗은 말들이 넘실대는 세계를 허물기 위해
당신만의 연장을 갖춰야 할 때.

‘혐오 사회’라고 불러도 좋을 만큼 어디에나 혐오가 만연하다. 그중에 특히 ‘여성 혐오’는 익숙한 명사가 되었다. 그런데 정말, 혐오할 만한 여성이 실제로 존재하는 걸까? ‘착한 여자’와 ‘나쁜 여자’, ‘좋은 페미니즘’과 ‘나쁜 페미니즘’은 대체 뭘까? 혐오할 만한 여성을 만들어내는 거푸집을 치우고 나면, 여성이 약자 혹은 타자의 이름으로 배제되고 억압받아온 역사가 있다. 전쟁을 하라! 사랑이 아니라. ‘여성 혐오’라는 키워드가 보여주는 이 사회의 민낯.


C타입.
함께 싸운 여자들의 역사 『싸우는 여자가 이긴다』

"유리창보다 삶이 소중하지 않나요?"
참정권을 갖기 위해 돌멩이를 들어 싸웠던 여자들,
역사가 된 여성의 이야기.

2016년 나이지리아에서 여성 참정권이 타결되었다. 히잡을 두른 여성들이 ‘처음’ 투표를 했다. 여기 ‘처음’은 문장 어디에 와도 이상하다. 여성 참정권의 역사는 불과 약 1세기 남짓. 20세기 초, 영국에서 여성의 참정권을 위한 투쟁이 있었다. 남성과 동일한 표를 갖기 위해 여성들이 집회를 열고, 사람들을 설득하고, 돌멩이를 들어 싸웠다. 그리고 끝내 이겼다. ‘세상을 지금보다는 여성이 살기 좋은 곳으로 만드는 것이야 말로 우리의 임무’라고 생각했던 팽크허스트의 자서전. 진정한 사랑은 주체가 동등해지는데서 시작할 수 있다는 믿음. 책을 원작 삼은 영화 <서프러제트>와 함께 보면 더욱 좋다.


D타입.
모든 억압으로부터의 탈주 『일탈』

당신이 찾고 있던 모든 것으로부터의 자유.
성 인류학의 선구자 게일 루빈이 50년간 엮어낸 역사적 선집.
비상시 무기로 쓸 수 있다.

성적 자유와 쾌락을 부추기는 코드는 대중매체 어디에서나 확인할 수 있다. 이중적이게도 남성 우위의 사회의 지속성, 성적 일탈에 대한 억압들도 함께 말이다. 레즈비언이자 사도마조히스트로 커밍아웃한 게일 루빈의 선집이다. 여기에는 성의 역사에 관한 질문들을 아주 파격적으로 다루는 글들로 가득 차 있다. 「일탈」은 성을 둘러싼 담론 전체에 개입하는 정치이자, 성적 자유와 해방에 관해 매우 급진적인 사상을 펼친 사상서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보다 더 재밌을 것이다. 성과 사랑에 대한 기준을 흔들어 놓을 급진적이며 혁신적인 논거들.



『이중섭 편지』

그는 판잣집에서 빈한한 삶을 살며 부산, 통영, 서울, 대구를 전전했다. 가족과 떨어져 지냈고 마지막의 마지막까지 그림을 그렸다.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예술의 원천은 무엇인가. 그의 편지를 보면 알 수 있다. 이중섭에겐 두 개의 희망이 있었다. 곧 사랑하는 아내와 아이들을 만날 수 있다는 희망, 펄펄 살아 숨 쉬는 새로운 세계를 그릴 수 있다는 바람. 그를 살게 한 것은 아내와 아이들을 향한 사랑이었다. 사랑이라니, 사랑을 기다리는 일로 그림이 그려졌고, 그 그림을 지금 우리가 바라본다. ‘예쁘고 진실되며 나의 진정한 주인인 남덕 씨.’


『박수근 아내의 일기』

박수근은 화가다. 그는 서민과 민중의 삶을 면밀히 관찰해 그렸다. 박수근은 어떤 사람이었을까. 그를 그린 사람이 여기 몇 명 있다. 우선 가장 가까이에서 평생을 보며 사랑한 그의 아내 김복순. 초상화 그리던 시절 박수근을 기억하는 소설가 박완서. 그의 그림을 일러 어떤 학자, 정치가 혹은 소설가나 사상가들도 하지 못한 일을 했다고 평하는 평론가 유홍준까지. 이들이 그린 박수근의 따뜻한 얼굴을 만날 수 있다. 로맨티스트 남편이자 휴머니스트 화가였던 박수근.



EVENT.

이 세상에서 여자로 살아가는 나(너)에게 응원의 메시지를 적어주신 다섯 분을 추첨하여 『사랑은 사치일까?』를 드립니다.